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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없는 복수, 춤추는 카메라, 없는 진실 영화 올드보이 15년의 감금, 그 시작조차 알 수 없는 복수평범한 남자 오대수는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납치된다. 낯선 방 안에서 15년을 홀로 보내야 했다. 창문도 없는 그 좁은 공간, 시간은 흐르지 않고, 이유도 알 수 없다. 그는 방 안에서 TV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지만, 자신의 삶은 멈춰버린다. 그리고 15년 만에 문이 열렸다. 이유를 알기도 전에 복수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이 감금과 복수의 시작을 단순한 사건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 속에서 굳어버린 인간의 감정, 분노와 공포, 그리고 뒤섞인 절망을 날것 그대로 꺼낸다. 올드보이는 감금된 시간만큼이나 그 감정의 깊이도 짙어진다. 그 방 안에서 그는 괴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복수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2025. 5. 11.
영화 마더 진실을 좇다, 외로운 여정, 인간의 얼굴 영화 마더 모성이라는 본능, 진실을 좇다작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어머니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그들의 일상은 소박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마을 소녀가 살해당하고 아들은 범인으로 지목된다. 어머니는 세상이 등을 돌려도, 아들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 그렇게 그녀의 싸움이 시작된다. 마더는 단순한 모성애를 그리지 않는다. 본능에 가까운 사랑, 때로는 광기에 닿아 있는 그 감정을 천천히 따라간다. 봉준호 감독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녀가 세상을 상대로 홀로 진실을 찾아 나서는 모습은 처절하다. 하지만 그 처절함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 않는다. 그것은 생존과 직결된, 본능에 가까운 감정이다. 그래서 영화는 그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오히려.. 2025. 5. 10.
영화 추격자 추격의 시작, 목소리들, 인간의 추락 영화 추격자 한 남자의 본능, 추격의 시작비가 오는 밤,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전직 형사 엄중호. 그는 이제 포주가 되었지만, 여전히 본능은 경찰의 그것이다. 사라진 여자들, 돌아오지 않는 전화, 이상한 느낌. 그 직감이 그를 다시 어둠 속으로 이끈다. 처음엔 돈 때문이었다. 돈이 되는 여자가 사라졌으니 찾으러 나선 것뿐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퍼즐 조각이 맞춰지면서, 사라진 이들이 모두 같은 남자와 마지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추격자는 그렇게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홍진 감독은 이 인물의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가 추격하는 건 단순히 범인이 아니라,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정의감이기도 하다. 세상이 잊고 있었던 그 본능, 그건 여전히 그의.. 2025. 5. 9.
영화 곡성 흔들리는 마을, 흔들리는 인간, 남겨진 여운 영화 곡성 이방인의 등장, 흔들리는 마을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 마을, 평온하던 그곳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성과 광기를 드러낸다. 그 시작은 한 이방인이었다. 낯선 외국인이 이곳에 발을 들인 뒤로, 마을엔 알 수 없는 불안이 퍼진다. 경찰관 종구는 사건을 파헤치려 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의심과 공포만이 쌓여간다. 곡성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다. 이방인의 존재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상징한다. 나홍진 감독은 이 작은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 미신과 전설이 뒤섞인 이야기들이 현실과 맞닿는다. 현대적인 수사와 전통적 믿음이 충돌하면서, 마을은 점점 혼란.. 2025. 5. 8.
영화 아가씨 속이는 관계, 피어나는 욕망, 향한 탈출 영화 아가씨 이중적인 플롯, 속고 속이는 관계일제강점기, 조용히 고립된 저택 안. 귀족 아가씨와 하녀,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음모. 처음부터 이 이야기는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사기꾼 백작과 하녀 숙희는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귀족 아가씨 히데코를 속이려 한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가씨는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진짜와 가짜가 뒤섞이는 플롯을 가진다. 파격적인 구조는 영화가 중반을 넘어갈수록 그 실체를 드러낸다. 박찬욱 감독은 의도적으로 이중 구조를 만들어, 관객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처음엔 모든 게 명확해 보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누가 속이는지, 누가 속고 있는지조차 헷갈린다. 이야기는 그렇게 복잡하게 꼬이고, 그 안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2025. 5. 7.
언터처블: 1%의 우정 벽을 허물다, 순간들, 따뜻한 여운 언터처블: 1%의 우정 서로 다른 두 남자, 벽을 허물다한쪽은 파리 상류층,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부자. 다른 한쪽은 빈민가 출신의 청년, 전과자로 복잡한 삶을 살아온 인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처럼 시작된다. 간병인을 찾던 부자는 이력서조차 없는 청년을 선택한다. 그의 무례함과 솔직함, 오히려 그 거칠고 진솔한 태도가 마음을 움직인다. 언터처블은 이 만남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가 부딪히고, 결국 어울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감독 에릭 톨레다노와 올리비에 나카슈는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언어로 이 둘의 관계를 풀어낸다. 그들은 서로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받아들이고, 벽을 허문다. 삶의 방식은 달라도,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했다는 걸 보여준.. 2025.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