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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벽을 허물다, 순간들, 따뜻한 여운

by amange100 2025. 5. 6.

언터처블: 1%의 우정
언터처블: 1%의 우정

언터처블: 1%의 우정 서로 다른 두 남자, 벽을 허물다

한쪽은 파리 상류층,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부자. 다른 한쪽은 빈민가 출신의 청년, 전과자로 복잡한 삶을 살아온 인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처럼 시작된다. 간병인을 찾던 부자는 이력서조차 없는 청년을 선택한다. 그의 무례함과 솔직함, 오히려 그 거칠고 진솔한 태도가 마음을 움직인다. 언터처블은 이 만남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가 부딪히고, 결국 어울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감독 에릭 톨레다노와 올리비에 나카슈는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언어로 이 둘의 관계를 풀어낸다. 그들은 서로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받아들이고, 벽을 허문다. 삶의 방식은 달라도,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했다는 걸 보여준다. 그 진심이 이 이야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드리스는 간병인이 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서류에 도장을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필립은 그런 그의 솔직함을 마음에 들어 했다. 너무 많은 이들이 동정심을 앞세워 자신을 대했지만, 드리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의 무례함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서로 다른 두 사람, 사회의 다른 끝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마주한 그 순간부터, 낯선 우정이 시작됐다. 필립은 전신마비로 물리적인 자유를 잃었고, 드리스는 사회적인 틀 속에서 마음의 자유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함께하며, 둘은 서로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시작한다. 언뜻 보기엔 간병인과 환자지만, 그 이상의 관계가 된다. 각자의 상처를 감추려 애쓰지 않고 드러내며, 그들은 조금씩 서로를 받아들인다. 벽은 그렇게 천천히 허물어진다.

웃음 속에 숨겨진 치유의 순간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신마비라는 현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절망을 단순히 슬픔으로 풀지 않는다. 오히려 간병인 드리스의 유쾌한 농담, 거친 언행 속에 작은 치유가 담긴다. 음악을 통해 서로의 취향을 나누고, 낯선 경험을 공유하며 그들은 조금씩 닫힌 마음을 열어간다. 드리스의 자유로운 영혼은 부자 필립의 틀에 박힌 일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 웃음들은 가볍지 않다. 오히려 그 속에서 삶의 무게를 나누고, 서로의 고통을 이해한다. 감독은 이 과정을 통해 치유란 반드시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순간에서 피어난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웃음 속에 숨겨진 따뜻함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드리스는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예의보다는 솔직함이 앞선다. 그래서 필립과의 일상은 늘 예측할 수 없다. 클래식 음악 대신 흥겨운 댄스 음악을 틀고, 형식적인 대화 대신 웃음이 터진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필립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마비된 몸이지만, 그의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드리스가 건네는 농담과 장난, 그것들은 필립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웃음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를 치유하는 방식이었다. 필립은 고통을 잊고, 드리스는 책임감을 배운다. 이들의 관계는 그저 한 쪽이 베푸는 구조가 아니다. 서로의 삶 속으로 스며들며, 조금씩 균형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그런 일상 속 유쾌한 순간들이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실화를 넘어선 따뜻한 여운

이 이야기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실 속 필립과 드리스의 우정은 영화보다 더 깊고 오래 이어졌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그 만남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더 넓은 세상 속으로 확장시킨다. 서로 다른 배경, 다른 피부색,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들어낸 우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감독은 이 관계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무너뜨린다. 장애와 가난, 인종이라는 벽도 웃음과 진심 앞에서는 의미를 잃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의 삶을 지켜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담담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 만남은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삶 속에 여전히 존재하며, 그 우정은 지금도 계속된다. 그렇게 언터처블은 실화를 넘어선 여운을 우리에게 남긴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는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는다. 필립과 드리스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존재가 된다. 사회가 규정해 놓은 틀을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했을 때 가능한 변화였다. 영화는 그들의 우정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편견 없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장애를 가진 부자와 가난한 이민자 출신 청년, 그 둘이 만나서 만들어낸 우정은 세상의 시선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남는 건 그들의 웃음, 그리고 함께 나눈 시간들이다. 현실 속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우리에게 그 여운을 남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 관계는 세상의 기준을 넘어서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