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마음은 고픈 날의 부엌 풍경 창의력, 포근함, 모서리
시간은 없고 마음은 고픈 날 컵 안에 담긴 게으른 창의력출근 시간은 다가오고, 배는 고프고, 손은 느리고, 마음은 그보다 더 느려진다. 이럴 때 컵 하나 꺼내놓고 물만 부으면 해결되는 식사로 위안받는다. 하지만 그저 끓인 물만 붓는 건 너무 허전하다. 가끔은 여기에 leftover 재료 하나씩을 얹어본다. 남은 치즈 한 조각, 잘게 자른 대파, 어제 먹다 남긴 닭가슴살 조각까지. 컵 안에서 이것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면, 갑자기 허술했던 음식이 ‘한 그릇’이라는 느낌을 갖기 시작한다. 뚜껑을 열고 나면 향은 생각보다 풍성하고, 한입 떠먹을 때마다 '이거, 괜찮은데?' 싶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진짜 요리는 아니지만, 이 작은 컵 안에 나만의 조합이 들어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다. 대단한 레시피도, 멋진 플레..
2025.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