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줄거리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는 멀티버스의 충돌로 인해 다양한 세계의 히어로들이 하나로 모여 공통의 적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로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사건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다중우주의 균열이 본격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멀티버스 충돌(Battleworld) 현상으로 수많은 세계가 하나의 파편화된 행성으로 합쳐지면서, 각 세계의 히어로와 빌런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영화는 토니 스타크의 부재 이후 어벤져스가 흩어진 상태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새로운 위협 앞에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캡틴 마블(브리 라슨), 그리고 로키(톰 히들스턴)가 힘을 합친다. 여기에 X-Men과 판타스틱 포가 멀티버스 충돌로 인해 처음으로 MCU에 합류하며 사상 최대의 팀업을 완성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닥터 둠(Doctor Doom)이 진정한 배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그는 멀티버스의 혼란을 이용해 신의 위치에 오르려 한다. 최종 전투는 멀티버스의 각 세계가 충돌하는 ‘배틀월드(Battleworld)’에서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히어로들은 자신들의 또 다른 버전(Variants)과 조우하게 되며, 같은 인물이라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의 선택과 가치관이 충돌한다. 스파이더맨은 ‘노 웨이 홈’의 경험을 통해 멀티버스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닥터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멀티버스를 위기에 빠뜨린 죄책감을 안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멀티버스가 무너지는 순간, 캉 더 컨커러와 남은 히어로들이 새로운 세계를 재건할 단초를 남기며 ‘MCU 페이즈 7’의 서막을 알린다.
숨은 의미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는 단순한 히어로 대전이 아니라, 희생과 연대,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선, 이 영화는 ‘다중우주’라는 소재를 통해 ‘정체성(identity)’의 의미를 탐구한다. 멀티버스 속에서 동일한 인물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은 여러 우주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하지만, 그들의 본질은 ‘책임감’이라는 공통된 신념에 기반한다.
또한, ‘희생(sacrifice)’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 여러 멀티버스의 히어로들이 각자의 세계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그들의 선택이 전체 우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이는 기존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의 희생이 갖는 무게감을 더욱 확장한다. 영화 후반부, 일부 히어로들은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세계의 소멸을 묵인해야 하는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모두를 구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는 또한 ‘연대(solidarity)’의 힘을 강조한다. 멀티버스에서 온 다양한 히어로들이 각기 다른 배경과 신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친다. 특히, 기존 MCU와는 다른 세계에서 온 엑스맨과 판타스틱 포의 합류는 ‘다름을 포용함으로써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현재 사회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파괴 후 재건(destruction and rebirth)’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닥터 둠이 배틀월드를 창조하며 신처럼 군림하지만, 결국 그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우주(MCU 페이즈 7의 ‘프라임 유니버스’)가 탄생하는 것은 ‘끝은 새로운 시작’임을 상징한다. 이는 MCU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며 팬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장치다.
감상평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는 그야말로 MCU의 정점에 선 작품이다. 영화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스토리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다양한 히어로들이 한데 모여 벌이는 대규모 전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다. 전투 장면은 IMAX 화면을 통해 더욱 웅장하게 전달되며, 한 컷에 수십 명의 히어로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은 팬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안긴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고뇌와 책임감을 깊이 있게 담아냈으며,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의 성장과 성숙함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판타스틱 포의 미스터 판타스틱(존 크래신스키)과 휴 잭맨의 울버린은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보상하는 수준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시각효과와 사운드는 말할 것도 없이 최상급이다. 멀티버스 충돌 시 펼쳐지는 다양한 차원의 파편화된 세계들은 그야말로 시각적 경이로움이며, 각 히어로의 능력과 전투 스타일이 개성 있게 표현되었다. 또한, 루드비히 고란손이 작곡한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스케일과 감정선을 완벽하게 뒷받침한다. 전투 장면마다 고조되는 음악은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며, 클라이맥스에서는 MCU의 주요 테마곡이 혼합되어 감동을 배가시킨다.
전반적으로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를 넘어, 철학적 주제와 감정적인 울림을 담아낸 작품이다. ‘엔드게임’ 이후 다소 느슨해진 MCU의 서사를 다시금 결집시킨 걸작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또한, 영화의 엔딩 크레딧 후 쿠키 영상은 ‘MCU 페이즈 7’에 등장할 새로운 캐릭터들과 ‘X-Men’의 본격적인 합류를 암시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다.